[롤드컵] ‘안방서 참패’ 그룹 스테이지, 오늘이 더 무섭다

입력 2018-10-11 15:09
플래시울브즈 ‘메이플’ 황 이탕(왼쪽)과 RNG ‘우지’ 지안 쯔하오

한국 대표 아프리카 프릭스와 젠지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첫날 약속이라도 한 듯 사이좋게 고꾸라졌다. 그러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오늘은 난이도가 더 높다.

10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2018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1일 차 경기가 진행됐다. 한국에겐 악몽과도 같았던 날이었다. 아프리카는 졸전 끝에 G2 e스포츠(유럽)에 패배했다. 젠지 역시 팀 바이탈리티(유럽)의 운영에 끌려다니다 충격패를 당했다.

1패씩을 누적한 채 맞이하는 그룹 스테이지 이틀 차. 부담감이 배로 늘어난 상황에서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다. 우선 아프리카가 11일 서전을 장식한다. 상대는 플래시 울브즈(대만·홍콩·마카오)다. 전통적으로 한국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원조 ‘한국 킬러’다.

현재 플래시 울브즈의 기량은 절정에 올라있다. 대회 첫 경기였던 10일 퐁 부 버팔로(베트남)전을 27분 만에 승리로 매듭지었다. 퐁 부 버팔로는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플래시 울브즈는 바텀을 장악해 일찌감치 검은 말의 아킬레스건을 잘랐다. 한국인 정글러 ‘무진’ 김무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아프리카가 플래시 울브즈전을 승리하기 위해선 특유의 치밀한 운영 체계가 복구돼야만 한다. 플래시 울브즈는 과감한 판단과 빠른 스노우볼 굴리기 능력이 최고 장점인 팀. 만일 아프리카가 G2전과 같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승점을 따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젠지는 아프리카보다 더 암울한 상황이다. ‘우승후보 1순위’ 로열 네버 기브업(RNG, 중국)이 상대다. RNG는 현시점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팀. 지난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비롯해 중국 리그 스프링·서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RNG는 10일 경기를 치른 팀 중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롤드컵 단골손님인 클라우드 나인(C9, 북미)을 25분 만에 제압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원거리 딜러 ‘우지’ 지안 쯔하오가 독점했지만, 정글러 ‘카사’ 훙 하오샨과 서포터 ‘밍’ 스 썬밍의 활약도 그에 못지않게 눈부셨다.

젠지 바텀 듀오 ‘룰러’ 박재혁과 ‘코어장전’ 조용인의 각성이 필요한 시기다. RNG의 파괴력은 ‘우지’와 ‘밍’으로 구성된 바텀 듀오로부터 나온다. 박재혁과 조용인이 이들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젠지와 RNG는 3년 연속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만나게 된 악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번씩 맞대결하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1승씩 챙긴 경우는 없었다. 2016년에는 젠지가 2승을 거뒀다. 2017년에는 RNG가 2승을 올려 복수에 성공했다. 이날 첫 대결도 기선 제압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