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암 복막전이 환자 ‘하이펙’ 치료로 살려내

입력 2018-10-11 10:15
분당차병원 암센터는 외과 김우람(사진) 교수가 이끄는 대장암 다학제팀이 복강 내 온열화학요법인 하이펙(HIPEC) 치료로 복막전이 충수암 환자를 살려내는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완치 확률이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진 복막전이 충수암 환자를 살리기는 쉽잖은 일이어서 더 눈길을 끈다.

김 교수팀은 충수암에 의한 대장 천공으로 복강내 다발성 종양이 생겨 장 절제 개복수술을 시행한 60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모두 9차례에 걸쳐 항암화학요법을 실시한 후 하이펙 시술을 추가했다. 그 결과 22개월 동안 특별한 부작용도 없이 환자는 건강을 유지했다.

하이펙 시술은 주로 완치가 어려운 복막전이 4기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종양제거 수술 후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마저 죽이고자 할 때 사용된다.

충수암이 열에 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충수암 제거율을 높은 항암제인 마이토마이신을 체온보다 높은 42℃로 가열해 복강 속에 뿌려주는 방식으로 시술이 진행된다.

김 교수는 “하이펙 수술의 경우 대장암과 충수암 복막전이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치료법이지만, 수술이 매우 복잡하고 수술시간이 워낙 길어, 고도로 특화되고 숙련된 의사와 치료팀의 팀워크가 중요하다”며 “일반적으로 수술 후 항암치료만 할 경우 충수암 복막전이 환자의 무병생존기간은 12개월 전후 인데 비해이 환자의 경우 현재 22개월째 다른 병 없는 장기무병생존 사례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