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콤스타·KOMSTA)가 152번째 해외 의료봉사에 나섰다. 이번 봉사는 단기팀과 중기팀으로 나뉘어 각각 씨엠립, 바탐방에서 진행됐다. 한의사 10명과 일반봉사자 8명으로 구성된 단기팀은 본래 씨엠립 주립병원만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더 많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현지 보건국장의 소개를 받아 씨엠립 외곽 마을 타이약까지 긴급 섭외했다. 지난달 24~27일 나흘간 씨엠립 주립병원과 타이약 보건소에서 550여명이 무료 진료를 받았다.
씨엠립 중심가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타이약은 한국 의료진이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수엉덴(56·여)씨는 “한의사에게 진료 받은 건 처음인데 몇 개월 전부터 아팠던 허리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소화불량과 무릎·허리 통증에 시달렸던 럼염펄에(77·여)씨도 “효과가 정말 좋다. 캄보디아에 한의원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기도하듯 두 손을 모았다. 캄보디아식 감사 인사다.
주립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쭈윤전(51)씨는 한국어로 연신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툭툭(오토바이형 택시) 기사인 그는 고혈압과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는 “한국 의사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침 치료도 무섭지 않았다”며 “한국 NGO에서 캄보디아를 도와줘서 너무 감사하다. 진료를 받고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내전 당시 심어진 지뢰 때문에 한 쪽 다리를 잃은 르음람(64)씨는 10년 넘게 무릎과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한 쪽 눈은 기생충에 심하게 감염된 상태였다. 그는 “대가족이다보니 돈이 없어서 제대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봉사에 참여한 한의사들은 하나 같이 “진료를 하면서 내가 더 힐링을 받는다”이라고 말했다. 35년 경력의 이한구(60) 한의사는 “의료봉사 하고 나면 몸이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다. 나에게도 힐링이다”며 “남은 삶을 해외봉사하며 보내고 싶다”고 털어놨다. 4년차 이승재(29) 한의사 역시 “봉사는 결국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하는 것 같다”며 “진심으로 나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만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단기팀 의료부장을 맡은 김영삼(52) 한의사는 진료 내내 환자들에게 “건강하자, 행복하자”라는 말을 현지어로 되뇌게 했다. 김 한의사는 “말로 내뱉는 순간 치료 효과가 극대화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곳에서 만난 캄보디아 사람들이 앞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바탐방 지역에서 한 달간 체류하는 콤스타 중기팀은 이달 31일까지 의료봉사를 진행한다.
씨엠립=글·사진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