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국제축구연맹(FIFA) 10월 A매치데이로 인한 휴식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토트넘 홋스퍼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울상이다. 리그는 휴식기지만 주축 선수 대부분이 장거리 비행과 함께 A대표팀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상황이라 향후 토트넘 일정에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예상된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이번 A매치에서 데려간 토트넘 선수는 무려 5명이다. 대체불가한 공격수 해리 케인을 필두로 해리 윙크스, 에릭 다이어, 대니 로즈, 키어런 트리피어가 바로 그들이다. 이 외에도 핵심 수비수들도 연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얀 베르통헨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명단이 제외됐지만 토비 알더베이럴트는 예상대로 벨기에 대표팀에 명단을 올렸다. 한국 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도 A매치를 위해 팀에서 이탈해 입국을 준비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에게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며 주축으로 활약했던 루카스 모우라도 예상치 못한 깜짝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모우라는 그동안 브라질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돼 A매치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네이마르를 필두로 필리페 쿠티뉴와 윌리안, 말콤 등 쟁쟁한 2선 공격수들 사이에서 그의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그레미우에서 활약하는 에베르톤이 부상으로 쓰러진 것이다. 결국 그의 대체로 모우라가 발탁됐다. 모우라는 모처럼 대표팀 복귀에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다.
지난 4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전에 선발로 나섰던 11명 중 에릭 라멜라와 빅토르 완야마를 제외한 9명이 모두 대표팀에 차출됐다는 점에서 토트넘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가지는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포체티노 감독의 표정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포체티노 감독은 대표팀 일정으로 지친 선수들의 체력을 자신의 전술적 역량과 로테이션으로 극복해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았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