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신축이음장치 돌출로 차량 53대의 타이어가 무더기로 터진 부산울산고속도로 ‘만화교’가 두 차례 하자가 발견됐는데도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은 10일 “국토교통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음새 돌출 사고가 발생한 만화교 안전등급이 A등급으로 확인됐다”며 “안전점검에서 결함이 발견됐음에도 이 같은 결과를 받은 것은 안전 불감증에서 온 ‘안전 등급 부풀리기’”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08년 12월 준공된 만화교의 정밀안전점검은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 이뤄졌다.
2010년과 2013년은 도로공사에서 점검했고, 2016년에는 민간 용역사에서 점검을 맡았다.
만화교가 세 차례 받아 든 안전성적표는 A등급 두 차례(2010·2013년)와 B등급(2016년) 한 차례이다.
시설물 안전·유지관리특별법에 따르면 안전등급 A등급은 ‘문제점이 없는 최상의 상태’를, B등급은 ‘보조부재 경미한 결함 상태’를 말한다.
문제는 2013년과 2016년 점검 때 결함이 발견됐음에도 ‘우수’ ‘양호’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2013년 점검에도 한쪽 교대부에 협착 하자가 발견됐지만 A등급이 매겨지고, 하자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2016년 점검 때는 교대부뿐만 아니라 신축이음새, 바닥판, 교량 받침 등 주요 구조물에서 협착과 공간 부족 문제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여름철 온도 상승에 따른 이음새 파손이 예견됐던 셈이다.
2016년 만화교 정밀안전점검 결과를 보면 ‘만화교의 신축이음별 신축량과 유간 거리를 검토한 결과, 교대부에서 잔여 여유량이 부족한 것으로 검토돼 관리 주체의 주기적 점검·관리가 필요하다.
또 여름철 온도상승 및 동절기 온도 하강 시 유간 공간 부족으로 협착 및 접합부 파손이 발생될 가능성이 있어 부족한 곳에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다.
보고서에는 협착·공간 부족에 대한 지적이 바닥판 교량받침 교대 교각 등에서 이어진다.
이 의원은 “2012~2018년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터널·교량에서 1만7617건의 하자를 발견했지만, 전체의 31%인 5455건은 조처 없이 방치된 상태다. 이처럼 조치되지 않은 하자가 많은 데도 고속도로 구조물 안전등급 A·B 등급은 98%에 육박한다”며 “안전등급이 부풀려 매겨진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2의 만화교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하자 즉시 보수, 안전 점검 내실화 등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24일 사고 이후 중대결함을 방치했다는 이유를 들어 관리주체인 ㈜부산울산고속도로에게 즉시 정밀안전진단 실시 및 교대 유간 확보조치를 명령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