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린, 한국계 공무원 폭행·인종차별 혐의 경찰 조사… 제니트 “규탄한다“

입력 2018-10-10 14:24
알렉산드로 코코린. 뉴시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소속 선수 알렉산드로 코코린의 한국계 자국민 공무원 폭행·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규탄 입장을 밝혔다.

제니트는 1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코코린이 연루된 모스크바 사건에 대해 전적으로 규탄한다”면서 “구단 내에서도 분노하고 있다. 당국으로부터 법적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 자체적으로 선수에게 어떤 처벌을 내릴지 심의하고 있으며 곧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구단과 팬들은 러시아에서 가장 재능 있는 선수 중 한 명이 그런 식으로 행동한 것에 매우 실망했다”고 강조했다.

코코린은 파벨 마마예프(크라스노다르)와 지난 8일 모스크바의 한 식당에서 러시아 산업통상부 공무원인 데니스 박을 폭행한 혐의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피해자인 데니스 박은 한국계 러시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린과 마마예프는 식사하는 데니스 박에게 시비를 걸었고 의자로 머리를 가격했다. 이 폭행 장면은 식당 내부 CCTV에 포착됐다. 영상은 곧 유튜브 등을 통해 세계로 퍼져 나갔다. 데니스 박의 변호사는 “코코린이 특정 인종을 조롱했다. 피해자는 뇌진탕을 입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 ‘가제타’에 따르면 옆 자리에 있던 목격자들은 “코코린과 마마예프가 피해자를 향해 ‘중국인은 자국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면, 코코린은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을 한 셈이다. 사건을 목격했던 점원은 “코코린과 마마예프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술에 취했거나 마약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코코린과 마마예프의 폭행 등 혐의가 유죄로 판결되면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이 사건 이전에도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전역에서 코코린과 마마예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러시아 프로축구 리그 사무국은 코코린과 마마예프를 ‘훌리건’이라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역시 “크렘린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마마예프의 크라스노다르 구단 역시 계약 해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코린은 러시아 국가대표 공격수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해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얼굴이다. 올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부상으로 빠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