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에 벵골 고양이를 데리고 등장했다. 지난달 19일 대전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가 사살된 사건을 두고 정부의 과잉 대응을 지적하겠다는 게 이유다.
김 의원은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케이지 안에 담긴 벵골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왔다. 그는 “9월 18일 남북정상회담 때 사살된 퓨마와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는데 그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 안 가져왔다”며 “동물을 아무 데나 끌고 다니면 안 되지 않나. 한번 보시라고 저 작은 동물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 저녁에 대전 모 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고 전광석화처럼 사살했다”며 “회담을 하는데 눈치도 없는 퓨마가 출몰해서 인터넷 실시간검색어 1위를 계속 장식했고 NSC(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돼 청와대 관계자와 화상회의를 연결했다”고 주장했다.
또 “퓨마가 불과 3시간여 만에 사살되고 NSC 소집은 1시간35분 만에 열렸다. 지난해 5월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했을 때는 2시간33분 만에 열렸다”며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보다 훨씬 더 민첩하게 청와대가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다시 확인하겠지만 NSC 소집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제가 멤버”라며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부인했다.
홍 국무조정실장은 또 “처음 마취총을 쐈고 마취가 되지 않아 9시45분에 사살했다”며 “사살이 되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 국민을 위협했을 때 정부를 얼마나 비난했을까 우려됐다. 현장에서 사살은 정부와 협의해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