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발끝이 우루과이의 골망을 조준하고 있다. A대표팀 무득점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에게 주어진 또 다른 숙제다. 그가 마지막으로 골맛을 본 경기는 2015년 10월 13일 자메이카전이다. 12일 우루과이전에서 득점에 성공한다면 1096일 만에 A매치 골맛을 보게 된다.
황의조는 그간 A대표팀에서 결정력 부재에 시달려왔다. 13경기 1골. 이정협과 김신욱, 석현준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제한적인 출전기회만 부여 받았던 것이 컸다. 선수 본인 역시 번번이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부진한 활약 끝에 신태용 전 감독이 사령탑을 잡은 이후 대표팀에서 완전히 입지를 잃고 말았다. 2017년 10월 모로코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발탁 당시 비난 여론이 일었던 것 역시 이 때문이다.
10월 A매치는 그에게 침묵을 깰 절호의 기회다. 지동원의 부상으로 최전방 공격수 첫 번째 옵션으로 올라섰다. 최근 흐름도 나쁘지 않다. 아시안게임에서 9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금메달 획득의 1등 공신이 돼 소속팀 감바에 복귀한 이후 일본 J리그에서도 연일 득점을 터뜨렸다. 3경기 결승골을 기록하며 총 4골을 기록했다. 감바는 천군만마와 같은 황의조 복귀 덕에 최근 4연승을 달렸고 악몽 같은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이젠 그것을 대표팀에서 보여줄 차례다. 아시안게임과 소속팀에서 보여준 쾌조의 골 감각을 A대표팀 무대에서 보여줘야 한다. 황의조는 10월 A대표팀에 명단을 올리며 “공격수는 항상 경쟁을 하는 자리다. 준비 잘해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활약을 약속했다. 이어 “공격수로서 득점을 하면 당연히 좋지만 못하더라도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골을 넣겠다”고 다짐했다.
우루과이 대표팀은 9일 입국해 한국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아내의 출산으로 아쉽게 불참했지만 또다른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수인 에딘손 카바니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의 핵 디에고 고딘 등 정예멤버들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벤투호 2기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나마와 A매치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황의조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