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이 북한과 미국을 오가는 ‘쌍방향(two-way street)’ 외교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궁극적으로(eventually) 미국과 북한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북한과 미국 중 한 곳이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의 연내 사임을 발표하는 도중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와 관련해 “백악관은 3∼4곳의 다른 장소들을 놓고 북한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최 시점과 관련해서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마도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이자면, 나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미국 땅에서 그리고 그들의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것은 쌍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의 고급 휴양지인 ‘파러라고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데려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마도 그는 그것을 좋아할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다.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지켜보자”고 피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발전돼 언젠가는 양측이 자유롭게 북·미를 오가며 많은 대화를 하기를 바라는 기대를 담은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가 전격적으로 워싱턴이나 평양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 우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 여론을 의식한 발언들을 내놓았다.
그는 오랜 시간 고립됐던 국가(북한)와 미국 사이에 “믿을 수 없는 진전(incredible progress)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방북에 대해 비판론이 나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대북 제재들을 해제하지 않았다”면서 “매우 중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 양보론을 일축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백악관에서 “갈 길이 멀고 할 일은 많지만, 우리는 이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길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