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9일 KIA 타이거즈와의 사직 홈경기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11-10으로 간신히 이겼다. 그러면서 KIA와의 게임차를 없애고 1리 차이로 따라붙었다. 귀중한 승리였다.
혈투인 만큼 상처도 깊었다. 선발 송승준이 2.2이닝 8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그러면서 불펜 투수 7명이 투입됐다. 이명우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윤길현이 2이닝 25구를 던졌다. 고효준이 0.2이닝 15개를 투구했다. 오현택이 1이닝 11구, 구승민 1이닝 21구, 진명호 1.2이닝 18구를 던졌다. 그리고 마무리 손승락은 2이닝을 소화하며 30구나 던졌다.
롯데는 10일 KT 위즈와 사직에서 더블헤더를 치른다. 첫 경기는 오후 3시다. 그때까지 불펜투수들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 투수가 반드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발투수가 박세웅(21)이다. 13게임에 나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건 딱 한 차례에 불과하다. 직전 등판인 지난달 30일 KT 위즈전에선 4.1이닝, 지난달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선 2.1이닝만을 소화했다.
올 시즌 전체적으로 보면 13게임에 나와 1승 4패다. 47.2이닝 동안 1001구를 던졌다. 이닝당 투구수가 21개로 리그에서 이닝당 가장 많은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 중 한 명이다. 볼넷은 28개다. 너무 많다. 홈런도 9개나 맞았다. 피안타율은 무려 3할6푼7리다. 평균자책점은 9.25나 된다.
지난해 28게임에 나와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한 안경 에이스의 모습은 전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부활이 절실하다. 박세웅이 KT전에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야 더블헤더 2차전은 물론 KIA와의 막판 3연전에 대비할 수 있다. 롯데 5강행의 키를 박세웅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