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 이도연(46·전북)이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2회 연속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도연은 9일 오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의 센툴 국제 서키트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핸드사이클 여자 로드레이스(스포츠등급 H2-4) 결선에서 1시간 15분 16초 713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전날 여자 도로독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2관왕이다. 2014년 인천 대회(도로독주, 로드레이스 2관왕)에 이은 2회 연속 2관왕의 영광도 안았다.
이도연은 19세이던 1991년 건물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됐다. 장애를 입은 이후엔 아이들을 키우며 평범하게 생활하다 2007년 어머니의 권유로 탁구를 시작했다. 이후 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40세이던 2012년 육상 선수로 전향한 이도연은 그해 장애인 전국체전에서 창과 원반, 포환던지기에서 모두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한국 장애인 육상의 ‘간판'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육상에서 국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이도연은 2013년 핸드사이클에 새로 도전했다. 2014년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장애인사이클 도로 월드컵 대회 개인 도로독주 15㎞에 참가해 우승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선 로드레이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멈추지 않은 도전은 동계스포츠로도 이어졌다. 44세의 나이에 스키를 배우기 시작한 이도연은 지난 3월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스키종목 최고령 참가자였지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스키 7개 종목에 출전해 모두 완주에 성공했다.
이날 이도연은 스타트를 할 때부터 매섭게 치고나갔다. 첫 4㎞ 구간을 7분 30초 118로 통과해 2위 왕계현에 2분 가까이 앞섰다. 16㎞ 지점까지는 29분57초004를 기록해 왕계현을 무려 9분여 차이로 제쳤다. 이도연은 20㎞ 구간까지 왕계현에 한 바퀴(4㎞) 이상 앞서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32㎞ 지점에서 이도연이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왕계현은 3바퀴를 남겨놓았다. 전날 도로독주에서 은메달을 딴 왕계현(50·서울시)이 1시간 29분 50초 706으로 은메달을 땄다.
남자 로드레이스(H4-5)에 출전한 윤여근(35·부여군청)은 1시간 29분 04초 918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전날 도로독주 금메달에 이어 처음 나선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다. 윤여근은 12㎞ 지점까지 2위와 격차를 2분 넘게 벌리며 여유 있게 레이스를 펼쳤고, 28㎞ 지점에서는 2위에 한 바퀴까지 앞서 금메달을 예감케 한 끝에 금메달을 따냈다.
자카르타=공동취재단,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