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간 절반 가까이 급감한 충남도 내 바지락 생산량이 해수 온도 상승, 갯벌의 ‘뻘질화’ 등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에 따르면 연구소는 도내 주요 갯벌 환경 변화 기초자료 확보, 어업인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위해 2013~2017년 ‘갯벌생태환경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서산시 대산 오지리, 당진시 석문 교로리, 태안군 이원 사창리, 태안군 소원 파도리, 태안군 황도, 보령시 주교 송학리, 홍성군 서부 상황리, 서천군 장항 송림리 등 8개 지점에서 진행됐다. 연구소는 해당 지점에서 퇴적물(함수율·강열감량·입도)과 수질(수온·염분·수소이온농도·용존산소), 서식생물 종류 및 자원량 변화를 분기마다 확인했다.
조사 결과 연평균 수온은 태안 황도가 2013년 15.6도에서 지난해 20.1도로 4.5도가, 태안 파도리가 12.5도에서 16.8도로 4.3도 오르는 등 서천 송림리만 제외하고 모두 상승을 기록했다. 8개 지점의 평균 수온은 2013년 15.5도에서 지난해 17.3도로 1.8도 상승했다.
해양수산부 조사에서 서해안 지역 평균 수온은 2013년 15.51도에서 지난해 16.27도로 0.76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갯벌 퇴적물 입자는 0.0625㎜ 이하 크기의 ‘실트질’이 3개 지점에서 증가했다.
보령 송학리의 경우 실트질이 2013년 3.1%에서 지난해 5.8%로 늘고, 서산 오지리 역시 3.1%에서 5.8%로, 당진 교로리는 24.6%에서 28.1%로 증가하며 뻘질화 진행을 보였다.
반면 태안 파도리는 실트질 비율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마을어장 환경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모래 살포 사업이 진행된 태안 사창리와 황도·홍성 상황 등 3곳은 실트질 감소를 보였다.
간조 시 갯벌 수분 함유량은 뻘질화가 진행 중인 3개 지점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퇴적물 내 유기물 총량인 감열감량은 최고 3.2%로 미국환경보호국의 퇴적물 내 유기물 오염 기준(5% 미만)을 넘지 않았다.
5년 평균 염분은 32.29±0.82psu(실용염분단위), 수소이온농도는 8.07±0.06, 용존산소는 9.3±0.98㎎/ℓ로 각각 측정됐다.
특히 서해 주요 양식 패류종인 바지락의 서식 밀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8개 지점 중 바지락 양식 면허지 4곳을 조사한 결과 태안 황도는 2013년 1㎥ 당 107패에서 지난해 42.9패로 64.1패가, 서천 송림리는 59.7패에서 21.3패로 38.4패로 줄었다. 또 홍성 상황리도 62.5패에서 37.6패로 24.9패 감소했으며, 보령 송학리는 88.9패에서 84.3패로 4.6패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서도 도내 바지락 생산량은 2013년 3760t에서 지난해 1935t으로 무려 1825t이 감소했다.
도 수산자원연구소는 바지락 생존 한계치인 갯벌 온도 30도 이상 기간 증가에 따른 대량 폐사 발생, 뻘질화로 인한 ‘쏙’ 대량 발생 등 기존 연구에서 바지락 생산량 급감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과 동일한 경향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도 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조사 대상 및 범위를 확대하고, 바지락 양식장 자원 관리에 관한 기초자료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해수 및 갯벌 온도 상승, 주요 강·하구에 설치된 둑과 항만 시설 개발, 기후변화 등에 따른 해류 및 퇴적물 변화 등이 갯벌 환경을 바꾸고, 이것이 바지락 생산량 감소를 불러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