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서 권력 범죄자 역에 ‘노무현 실루엣’…제작진 “재발 방지 약속”

입력 2018-10-09 14:36
OCN 방송화면,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OCN 주말극 ‘플레이어’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실루엣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된 이미지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플레이어 제작진 측은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7일 방송된 플레이어에는 강하리(송승헌)가 권력 범죄자 중 한명인 특정 타깃을 노려보는 모습이 담겼다. ‘그 사람’이라고 불린 이 타깃은 얼굴이 공개되지 않은 채 실루엣으로만 등장했다. ‘그 사람’은 극에서 막후에 숨어있는 범죄자 중 한 명을 가리킨다.

문제는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 게시판에 ‘그 사람’ 실루엣이 노 전 대통령과 흡사하다는 글이 여러 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일베 제작물을 사용한 것 외에도, 노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권력 범죄자로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고의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제작진은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하고, 상황을 파악해 관계자에 합당한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제작진은 8일 공식입장을 내고 “7일 방송된 4회에서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그 사람’ 역의 실루엣으로 해당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반 작업에서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노출하게 됐다.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엄밀히 조사해 해당 관계자가 합당한 징계를 받도록 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