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성추행 사건’ 법원 판결에 반발해 2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집회를 여는 인터넷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가 시위 포스터를 공개했다.
당당위는 8일 인터넷 카페에 ‘1차 유죄추정 규탄시위’를 알리는 포스터 3종을 올렸다. 제작자는 “다른 분의 도움을 받아가며 시위 홍보 포스터를 완성했다”며 “너무 무게 잡고 만들면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염려되어 가벼운 분위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시위 홍보 포스터는 모두 세 가지다. 옛 지방 수령인 ‘사또’와 판사가 판결을 내릴 때 사용하는 법봉을 형상화 했다. 사또를 형상화한 두 종의 포스터에는 “올바른 증거가 올바른 재판을, 눈물이 아닌 정확한 팩트와 증거로 판결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넣었다. 또 “원칙을 지키지 않는 법 집행 반대! 본 시위는 성별의 문제가 아닌, 올바르지 못한 사법부의 법 집행을 규탄하는 집회입니다”라고 시위 취지를 설명했다. 법봉을 형상화한 포스터에는 “명확한 증거가 올바른 재판을”이라는 문구와 함께 “법봉인가? 흉기인가?”라고 적었다.
당당위는 오는 2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혜화역 1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달 27일 서울혜화경찰서에 집회 신고서를 접수했다. 정식 집회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로 예정돼 있다. 신고 인원은 1만5000명 규모이며 혜화역 1번 출구 방송통신대 골목길 앞 4개 차로와 인도에 무대와 안내 부스 등이 차려진다. 교통 혼잡을 우려해 가두 행진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당당위는 구속된 A씨 아내의 청와대 청원으로 ‘곰탕집 성추행 사건’ 판결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 자발적으로 꾸려졌다. 지난달 5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음식점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벌금 300만원을 구형한 상황이었다. 당시 재판부가 피해자 진술과 CCTV 영상을 근거로 유죄로 판단하고 A씨를 법정구속하면서 ‘무죄 추정이 아닌 유죄 추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당당위 운영진은 공지 글을 통해 “이 집회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 가정의 행복을 되찾기 위한 것”이라면서 “저희는 오로지 제 기능을 못하는 사법부를 규탄하는 것이지 남녀로 갈라져 싸우려 모인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