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라 불릴 만큼 평균 수명은 길어지는 반면, 실명 질환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실명 질환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진행을 늦출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눈의 날과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철명(사진) 원장의 도움말로 백세시대에 특히 주의해야 할 노인성 안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3대 실명질환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우리 신체는 40세 이후 본격적인 노화가 진행된다. 그 중에서도 눈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기관이다. 일반적으로 노안 증상이 발생하면 질환이라 생각하기 보다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하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 노안이 아닌 노인성 실명질환의 전조현상일 수 있으므로 평소와 다르게 시력에 이상이 느껴질 때는 되도록 빨리 안과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사진>시계 방향으로 백내장,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환자의 시야
당뇨 있거나, 고도근시 및 망막질환 등 가족력 있을 경우 더 주의해야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3대 실명 질환이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녹내장 환자는 약 39%,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약 28%, 황반변성 환자는 약 66% 가량 증가했다.
<통계>2013년~2017년 3대 실명질환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환자 증가 추이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그 결과 시야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망막에 장애가 생겨 시력에 이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당뇨합병증이다.
황반변성은 눈의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다양한 형태의 변성이 일어나 시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세 가지 실명 질환은 환자가 자각할 만한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는 것이 공통점이다.
<사진>백내장,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원인 부위
노화가 시작되는 40세 이상이 되면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므로 4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안과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조기 발견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최 원장은 9일 “특히 고도근시나 망막질환, 녹내장 등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당뇨를 앓고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 경우라면 정기검진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늦출수록 좋은 노안, 눈의 피로를 피하세요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매체의 발달로 눈의 피로가 가중되면서 노안 발생 또한 급증하고 있다. 전자매체를 사용할 때는 대부분 근거리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근거리 작업을 과도하게 하면 수정체의 조절력 저하를 촉진시켜 노안발생시기를 앞당긴다. 일반적으로 노안은 40세 이후 발생하나, 최근에는 2~30대 젊은 노안환자도 적지 않다. 노안 교정을 원하는 환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노안 수술은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술과 비슷하다. 각막에 레이저를 조사할 때 중심부는 근거리를 잘 볼 수 있게 하고, 주변부는 먼 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교정하는 방식이다.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시력 회복이 빠르며, 각막혼탁, 합병증도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각막 두께가 너무 얇지 않아야 수술이 가능하다.
노안과 백내장이 함께 있을 경우 백내장 수술 시 노화로 인해 조절력을 상실한 수정체 대신 초점 조절 기능을 갖춘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기도 한다.
백내장과 노안은 물론, 근거리, 중간거리, 원거리, 난시 등의 교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안경, 돋보기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평소 근거리 작업이 많거나, 사회 활동이 활발한 중장년층에게 적합하다. 정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