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북 성과에 대한 미국 전문가나 언론들의 반응은 매우 차갑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얻은 성과는 크게 두 가지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의 국제 전문가들의 사찰 합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의견 접근이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 회동을 “중대한 진전(significant progress)”라고 묘사하지만 전문가들은 방북 성과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풍계리와 동창리 사찰은 김정은 위원장이 ‘재포장’하거나 오래 끌었던 약속들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사찰이 언제 이뤄질지, 그리고 미국 주도의 사찰단인지, 국제기구의 사찰단인지를 묻는 질문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
또 영변 핵시설이 사찰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에도 입을 닫았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정치학과 교수는 트위터에 “풍계리 합의에서 진정으로 얻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허울뿐인 양보를 몇 개월동안 질질 끄는 기술을 통달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김 위원장이 6개월 전에 해체를 약속한 풍계리와 서해(동창리) 문제를 아직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같은 말(馬)을 두 번 파는 대단한 장사꾼”이라고 평가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파티’라고 표현하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깎아내렸다.
러셀 전 차관보는 NBC방송에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파티 준비가 목적이었나”라며 “그의 평양 방문은 다음 단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명확한 이해 없이 그저 또 하나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이었나”라고 비판했다.
앤드리아 버거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도 NBC방송에 풍계리 사찰에 대해 “같은 차(車)를 또 파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