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부엌이 열린다, 고종의 잔칫상을 만난다

입력 2018-10-08 21:42 수정 2018-10-08 22:10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이 오랜만에 열린다. 100여년 전 고종이 베푼 잔칫상이 재연되고, 사대부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내림음식들이 선보인다.

(사)궁중음식연구원(원장 한복려)은 서울 종로구와 함께 오는 12∼13일 이틀간 경복궁 내 소주방과 장고에서 ‘2018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축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축제의 중심은 국가무형문화재 38호인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인들이 재현한 상차림과 음식들이다. 내소주방에서는 1892년 고종이 임금이 된지 30주년을 맞아 근정전에서 베푼 잔칫상차림이 전시된다. ‘진어대탁찬안’이라는 고임상을 비롯해 17개의 궁중 상차림을 선보인다. 장고에서는 사대부가 대대로 전해 내려온 전통 내림음식 36선을 전시한다.


평소 보기 어려운 궁중음식을 구경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12일 오후에는 소주방 마당에서 윤진철 명창의 판소리 공연이 열린다. ‘수궁가’ 중 토끼를 위해 수궁에서 잔치를 벌이고 토끼가 술에 취해 노는 장면을 익살스럽고 신명나게 들려준다.

내소주방에서는 이화진 작가의 ‘한국의 사계절 절식’ 영상이 상영된다. 외소주방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수라상을 차려보거나 쌀강정을 고이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죽순채와 궁중상추쌈 시식 행사가 이틀간 열리고, ‘궁중의 잔치음식 이야기’ ‘한글조리서로 보는 가가호호 전통음식’ 강연도 준비돼 있다.

축제 공간인 소주방은 궁중의 숙수들이 음식을 준비하던 곳이며, 장고는 장을 담그고 보관하던 곳이다. 지난 2012년 복원한 장고와 2015년에 복원한 내소주방은 오랜만에 일반에게 공개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