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저주’ 끝낸 라카제트, “프랑스 보고 있나?”

입력 2018-10-08 16:35
AP뉴시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27)의 상승세가 무섭다. 최근 리그 5경기서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라카제트의 활약 덕에 아스날도 프리미어리그 6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초반 강력한 우승후보인 맨시티와 첼시를 연달아 만나며 고개를 숙였지만 그때의 패배가 자극제가 된 모양이다. 어느덧 순위도 4위까지 끌어올렸다.

아스널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에서 풀럼에게 5대 1 대승을 거뒀다. 라카제트와 피에르 오바메양은 멀티골을 터뜨리며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8경기에서 19득점을 기록한 아스날은 맨체스터 시티(21득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을 기록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라카제트와 오바메양의 공존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반증이다. 라카제트는 단 2개의 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동안 등번호 9번을 거쳐 갔던 선수들이 지독한 부진을 겪었던 아스날의 ‘9번의 저주’도 이젠 확실히 종지부를 찍은 듯하다.

지난 시즌엔 라카제트와 오바메양이 함께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었다. 전임 감독인 아르센 벵거가 최전방 공격수를 한명만 앞세운 3-4-2-1과 4-2-3-1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했기 때문이다. 때때로 그들의 투톱을 시도하며 라카제트를 측면으로 돌리는 방안을 선보였으나 대부분의 경기에선 원톱 체제를 유지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에메리 감독이 시즌 처음으로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눈길을 끌었다. 에메리는 그동안 감독 생활을 하며 투톱 시스템을 사용한 적이 손에 꼽는다. 과거 발렌시아와 세비야에서는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고, 파리생제르맹(PSG)에선 스리톱을 즐겨 사용했다. 에딘손 카바니와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를 모두 사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풀럼이 강등권에서 해매고 있는 약체긴 하나 시즌 라카제트와 오바메양을 앞세운 시즌 첫 투톱이 성공적으로 끝이 난 만큼 종종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카제트는 경기가 끝난 후 “큰 점수차로 이겼지만 상대가 상당히 잘 뛰어서 쉽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첫 두 경기를 지고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걸 우리는 보여줬다”며 웃음을 드러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