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최근 부진의 책임을 훌렌 로페테기 감독에게 물을 것으로 보인다.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설이 속속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레알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인내심이 없기로 유명하다. 레알은 로페테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11경기에서 5승 2무 4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레알에 이름이 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이다.
이번 시즌은 레알에게 굉장히 중요한 해다. 매 시즌 평균 50골 가량을 기록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없이 팀을 꾸려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임 감독인 지단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3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로페테기가 트레블을 달성하지 않는 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리는 전무하다. 유례없던 지단의 위업은 그가 싸워야 할 또 다른 적이 되어 돌아왔다.
로페테기 감독을 향한 현지 분위기는 매우 차갑다. 지난 월드컵 여파도 한몫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레알과 동의 없이 계약했다는 이유로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 하루 전 스페인축구협회로부터 경질 당했다. 이후 페르난도 이에로를 긴급하게 감독으로 앉혔으나 16강에서 러시아에게 일격을 맞으며 초라하게 월드컵 일정을 마무리했다. 자연스레 전임 사령탑 로페테기에게도 책임론이 돌아왔다.
레알은 호날두와 함께 했던 시절 겪지 못했던 유례없는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409분 동안 득점이 없었다. 그들의 마지막 득점은 지난달 23일 에스파뇰과 프리메라리가 홈경기 마르코 아센시오의 골이다.
카림 벤제마의 지난 시즌 경기력과 레알에서만 정확히 20번 앓아누웠던 가레스 베일의 부상이력을 따져봤을 때 레알의 현 상황은 예견된 것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가혹해 보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가 통제할 수 없던 부분이 많았다. 예컨대 호날두를 대체할 정상급 공격수의 영입이다. 레알은 지난여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와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해리 케인(토트넘) 등 정상급 공격수들과 연결됐으나 이중 레알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설상가상으로 보르하 마요랄까지 출전시간을 이유로 레반테를 떠났고 그나마 데려온 것이 마리아노 디아즈다.
오는 29일(한국시간)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와의 일전이 로페테기 감독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로페테기 감독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은 분명해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