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키티치 ‘혹사’ 논란…발베르데의 고집

입력 2018-10-08 14:12
이반 라키티치가 지난 4일(한국시간)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공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AP뉴시스

바르셀로나의 살림꾼 역할을 도맡아 왔던 이반 라키티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결승까지 전 경기를 소화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의 후유증이 남은 모양이다. 라키티치의 기복 있는 경기력과 함께 바르셀로나는 최근 리그 4경기 연속 무승을 겪으며 결국 선두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바르셀로나는 8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캄프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에서 1대 1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지난달 22일 지로나전 2대 2 무승부이후 레가네스전 (1대 2 패)배, 2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1대 1 무승부)에 이어 4경기 연속 무승(3무 1패)의 부진에 빠졌다.

자연스레 비판은 라키티치와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으로 향했다. 라키티치의 최근 후반전에 들어서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가히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패스 미스와 실책성 플레이는 잦아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발베르데 감독은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특히 발베르데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팀의 답답한 공격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첫 교체카드를 84분에 들어서야 사용했다.

어쩌면 라키티치의 부진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어느덧 서른 줄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체력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라키티치는 바르셀로나가 이번 시즌 치른 10경기에서 전부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 중 9차례를 선발출전 했다. 대부분 풀타임을 뛰거나 70분이 넘어서야 아르투로 비달과 교체되어 나오고 있다.

발베르데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데려온 아르투로 비달과 아르투르 멜루에게 제한된 기회만 주고 있다. 특히 비달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많이 그라운드를 누빈 시간이 58분에 불과하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17.6분이다. 전 소속팀인 유벤투스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부동의 입지를 자랑했던 그로선 백업으로 밀려버린 현재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선수 운용 방식에 있어서 발베르데의 전술적 판단은 고집이 됐다. 최근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라키티치의 활용을 두고 고민해볼 시점임이 분명해 보인다. 자신의 로테이션 정책에 비판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발베르데 감독이 고집을 꺾고 변화를 선택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