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행정가가 아닌 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증인)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마지막이 되길 희망한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수장이던 선동열 감독이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소견이다. 맞다. 야구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가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아니 지금부터 없어야 한다. 그러기에 선 감독이 국감에 앞서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는게 순리다.
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회의록이 있다고 항변했다. 본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지만 그것은 당일 회의록이 아니다. KBO가 공개한 자료에서 보듯 날짜와 숫자가 다른 기록들이 버젓이 붙어 있다. 국회에 보낸 자료와도 달랐다. 차라리 치밀했어야 했다. 녹취록도 없었다. 회의 당일 내용을 기록한 회의록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사후 수정 의혹까지 제기했다.
대표팀 코치였던 LG 코치가 “선 감독과 절충해서 (LG 오지환을) 뽑았다”는 방송 내용도 있었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새로운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선 감독이 부정한 방법으로 오지환을 뽑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선 감독의 말대로 오직 승리를 위해 뽑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선 감독의 의지와 다르게 부지불식간에 구단의 병역 미필자 끼워넣기에 활용됐을 것으로 믿는다.
논란을 끝내야 한다. 그 동안 선 감독이 보여준 리더십에서 알 수 있듯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인 줄 모두가 안다. 그러기에 야구대표팀 수장 자격으로 국감에 나갈 순 없다. 나가더라도 민간인 신분으로 가는 게 야구계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선택이다. 선 감독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이는 없다. 도의적 책임에 대해 고민해 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지도자인 선 감독에게 바라는 야구팬들의 마지막 애정이다.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