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대한송유관공사 화재 17시간 만에 진화… 오늘 중 현장감식

입력 2018-10-08 06:47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발생한 화재가 17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는 대한송유관공사 화재와 관련, 잔불 제거 작업을 마친 8일 오전 3시58분을 기해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날이 밝는 대로 경찰, 대한송유관공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폭발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발로 인해 초기 화재를 감지할 수 있는 자동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화재 규모가 커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화재 현장에 있던 CCTV를 확인했으나, 폭발 장면 외에 특이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화재는 7일 오전 10시56분쯤 저유소에서 유증기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평소에는 직원 37명이 근무하는 곳이지만 마침 휴일이어서 이날은 5명만 출근했고, 사무실과 저유소 간에 거리가 있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음을 들은 직원은 최초 화재 신고를 했다.

화재는 발생 40여분 후인 오전 11시40분쯤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낮 12시쯤 굉음과 함께 2차 폭발이 일어났다. 화재 발생 초기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 당국은 오후 1시를 기해 최고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350여명과 장비 150여대를 동원했다.

저유소에는 지하 1개, 옥외 19개 등 총 20개의 저장탱크가 있다. 불이 난 곳은 옥외 휘발유 저장탱크로 지름 28.4m, 높이 8.5m 규모다. 저장탱크는 두께 60㎝의 콘크리트로 이뤄져 있어 주변 탱크로 번지지 안았다는 게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류 화재 특성상 추가 폭발 우려가 있어 화재 진압은 난항을 겪었다. 화재가 발생한 유류탱크는 490만ℓ 용량으로 사고 당시 440만ℓ가 저장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유류 이송차량인 탱크로리 250대 분량이다.

이날 화재는 서울 한강 이남에서도 보일 정도로 불기둥이 높이 치솟았다. 검은 연기가 인근 지역까지 덮치면서 화재 오인 신고도 잇따랐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타는 냄새가 난다’는 등 100건이 넘는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