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종합격투기 UFC의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가 ‘슈퍼스타’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를 상대로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하고도 화를 누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옥타곤에 있던 하빕이 케이지를 넘어 관중석으로 뛰어내린 이유는 뭘까.
하빕은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29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맥그리거를 상대로 4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를 따냈다. 하빕은 상대의 몸 뒤에서 턱과 목 부위를 조르는 리어 네이키드 초크 기술을 걸어 맥그리거의 탭(기권)을 받아냈다.
하빕은 경기가 끝난 직후 케이지를 넘어 관중석에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누군가와 싸움을 벌였는데, 맥그리거의 스파링 파트너이자 그래플링, 주짓수 등을 가르치는 딜런 데니스 코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옥타곤에 남아 있던 맥그리거 역시 각각 검은색, 빨강색 셔츠를 입은 하빕 측 관계자들과 싸움을 벌였다. 빨강색 셔츠를 입은 하빕 측 관계자는 맥그리거를 뒤에서 두 차례 가격했다.
UFC 링 아나운서이자 베테랑 해설위원인 조 로간은 미국스포츠전문채널 ESPN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로간은 “데니스 코치가 하빕을 자극한 것이 맞다. 정확히 어떤 말을 했는지는 듣지 못했지만 하빕을 모욕하고 경기에 방해되는 말을 했다”며 “그리고 하빕은 케이지를 넘어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그를 공격했다. 내 눈으로 보고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로간은 “맥그리거가 하빕의 글러브를 잡아 화난 것 같다. 세 차례 이상 잡았다고 하는데, 상대 글러브를 잡는 것은 명백한 반칙이다”고 덧붙였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하빕 측 3명의 관계자가 경찰에 연행됐다. 지금쯤 감옥에 수감됐을 것”이라며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벌어졌다. 네바다주체육위원회의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화이트 대표는 “두 선수는 엄청난 파이트머니를 챙겼음에도 큰 문제를 일으켰다. 나쁜 상황이다”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 누구도 어떤 상황에서도 그렇게 싸움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5월 은퇴한 UFC 파이터 마이클 비스핑은 이날 경기를 본 뒤 “하빕이 맥그리거를 완벽하게 꺾고 복수에 성공했다. 그는 맥그리거가 쌓은 명성을 충분히 무너뜨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