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부메랑 되나…‘성폭행 미수 의혹’ 캐버노 인준안 통과

입력 2018-10-07 10:20 수정 2018-10-07 10:32


고교·대학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을 받았던 브렛 캐버노(53)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상원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미 상원이 6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실시한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 표결에서 찬성 50표, 반대 48표가 나왔다.

캐버노 대법관은 인준안이 통과된 직후 연방대법원에서 선서를 하며 미국 역사상 114번째 대법관이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표차 가결이 1881년 스탠리 매튜스 대법관이 한 표차로 인준된 이후 137년 만에 나온 최소 표차라고 보도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상원 인준안 통과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준 표결 직후 “역사적 투표”라고 크게 반겼다.

그러나 인준안 통과가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수·진보 사이를 오가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의 자리를 캐버노 후보자가 물려받으면서 미 연방대법원의 무게 추는 보수 쪽으로 기울게 됐다.

캐버노 대법관의 가세로 미 연방대법원의 구성이 보수 성향 대법관 5명, 진보 성향 대법관 4명으로 재편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캐버노의 인준으로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원 인준은 소란 속에 진행됐다. 표결은 상원의원들이 찬성 또는 반대를 공개적으로 외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방청석에서는 찬성 표결이 나올 때마다 고성이 쏟아졌다. 표결이 진행됐던 의회의사당과 연방대법원 주변에는 캐버노 인준에 반대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표결 직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엄청난 정치적 승리”라며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그러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표결에 대해 수 백만 명이 분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은 캐버노 인준 표결이 11월 중간선거에 미칠 파장 분석에 주력했다.

공화당은 캐버노 낙마를 위해 민주당이 펼쳤던 정치공세에 혐오감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인준 표결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CNN방송은 캐버노 인준에 분개한 여성층과 젊은층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등을 돌려 민주당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