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프란시스코 시장, ‘소녀상 철거’ 협박에 “철거 안한다…희생자들 존경 받아야”

입력 2018-10-05 18:01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에 건립된 소녀상. 뉴시스

런던 브리드(44)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희생자들은 존경 받아야 한다”며 샌프란시스코에 건립된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자매도시 결연’을 끊겠다는 일본 오사카시의 통보를 비판했다.

뉴욕타임스 등의 외신은 4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이 담긴 브리드 시장의 성명을 보도했다. 브리드 시장은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사상 첫 흑인 여성 시장으로 취임했다. 브리드 시장이 소녀상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리드 시장은 이날 성명에서 “위안부 기념비는 노예화와 성매매를 강요 받은 과거와 현재의 모든 여성들이 직면한 고통을 상징한다. 희생자들은 존경 받아야 하며 이 기념비는 우리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일과 교훈을 상기시킨다”며 오사카시의 요청을 거절했다.

아울러 “두 도시 시민들이 60년 이상 이어온 관계를 한 사람의 시장이 일방적으로 끝낼 수는 없다”며 “앞으로도 오사카와 인적교류는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두 도시는 1957년부터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있다.

해당 소녀상은 지난해 9월 중국계 시민단체가 샌프란시스코시 중심부인 세인트메리스 스퀘어파크에 건립했고 이후 샌프란시스코시에 기증했다. 이 소녀상은 한반도, 중국, 필리핀 출신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3명이 등을 맞대고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비문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가 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13개국 여성 수 만명의 고통을 나타내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앞서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시장은 3일 서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시 측에 “소녀상 철거를 요청하며, 철거하지 않으면 자매도시 결연을 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