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대규모 매물에 코스피지수가 2260대로 내려앉았다. 코스닥지수도 1%대 하락폭을 보이며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6.97포인트(0.31%) 하락한 2267.52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하락폭이 커지면서 2250.9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낙폭이 줄었다. 한국거래소는 “장 초반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1%대까지 하락했지만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 호조 등에 따라 기관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낙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3300억원을 순매도 하며 5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121억원, 2012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밤 뉴욕증시에서도 주요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8%, 1.8% 떨어졌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투매현상이 나타난 탓이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94% 내린 773.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20일(769.7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 급락(-2.9%) 영향으로 외국인이 매도공세에 나서면서 낙폭이 커졌다.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국내 증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금리가 10년물의 경우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인 연 3.18%까지 급등하자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달러화 강세가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 빗나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의 긍정적 여건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까지 가려면 한참 멀었다”고 했다. 시장은 이 발언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시그널로 인석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호조’와,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조합이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윤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가 다시 강달러 영향권에 접어들었다”며 “외국인 수급 악화로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에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주요 위원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는데, 대부분이 매파적 인사”라며 “FOMC가 매파적 분위기를 비추고 있는데다 신흥국 실물지표가 양호한 상황이지만 연말 이후에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