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는 LG전자…TV·가전 선전, 전장·스마트폰 부진

입력 2018-10-05 16:19 수정 2018-10-05 16:45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전자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강점인 TV·생활가전에서 선전했지만 약점인 전자장비(전장)·스마트폰 사업에서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5조4248억원, 영업이익 7455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잠정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3%, 44.4% 늘어난 수치다. 역대 3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최대, 영업이익은 2009년 3분기(8510억원)에 이은 두 번째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3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3분기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7710억원)보다 255억원 적다. 올해 영업이익은 증권가에서 예상한 실적 전망치 평균(7811억원)에도 못 미친다.

LG전자는 상반기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1조87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TV와 생활가전이 두 자릿수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1분기에는 약 10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가 거셌다. 2분기에도 매출 15조194억원, 영업이익 7710억원을 올리며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은 만성 적자 사업인 스마트폰과 전장 사업의 영향을 받아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부문은 2015년 2분기부터 1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 확실시된다. 3분기에는 부진했던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G7 씽큐’ 실적이 반영돼 1000억원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돌입한 스마트폰 체질개선 작업의 영향을 받아 적자폭은 줄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는 2020년까지 스마트폰 사업을 흑자전환할 계획이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전장 사업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원가율 상승, 비용부담 증가 등으로 영업적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상반기 인수한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헤드램프 제조사 ZKW 실적이 9월부터 반영되는 게 적자폭을 결정할 변수다.

LG전자의 실적을 견인해온 TV와 생활가전 부문의 수익성도 다소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무더위 에어컨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그보다는 8월초 이후 두드러진 브라질 등 신흥국 환율 약세가 실적에 부담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은 주춤했지만 올해 전체를 보면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전체 매출 62조9000억원, 영업이익 3조2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최고기록은 2017년 매출 61억3963억원·2009년 영업이익 2조6807억원)이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