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휴양지에서 보내는 1분 1초는 그곳의 바람 냄새까지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행복하죠. 꿀 같은 휴가 속 단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면 그건 아마 얇아지는 지갑일 거예요.
그런데 그때 내 마음속 소리를 누군가 들은 듯 거액의 돈이 든 가방을 발견한다면, 여러분은 어떨 것 같으세요?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경찰서를 가기 두려운 마음,
오랜 진술로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여행 일정에 대한 걱정,
또는 돈을 가지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면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막연한 욕심이 생기면서 선뜻 주인을 찾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지난 1일(현지시간) 한 커플이 휴양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거액의 돈을 주인에게 되찾아준 사연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잉글랜드 출신의 에드워드 깁슨(24)과 제시카 프랭크(22)는 그리스 크레타 섬 아요스니콜라오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가게로 가득 찬 흥겨운 거리를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제시카가 뭔가에 걸려 넘어집니다. 어떤 묵직한 가방이었는데요.
가방을 열자 빽빽한 종이 뭉치가 들어있었어요. 자세히 보니 무려 7000유로(약 911만원)의 돈이었죠.
제시카와 에드워드는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경찰서에 들고 갔어요. 경찰은 무려 20분이나 돈을 셌죠. 총금액이 그 섬의 주민들이 1년간 벌어들이는 액수였다고 해요.
돈의 주인은 크레타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울고 있다가 제시카와 에드워드를 보고 정말 기뻐하며 탄성을 질렀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 전 재산이었어요!”
두 사람의 선행이 마을에 알려지면서, 그들은 작은 섬의 영웅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무료로 택시를 태웠고, 더 좋은 호텔방으로 옮겨줬어요. 지역신문에 그들의 정직한 행동이 알려지게 됐죠.
제시카와 에드워드는 “우리 휴가 내내 영웅이라고 불렸다”며 “다른 사람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찾아줄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욕심과 작은 손해를 감수한 정직함. 그걸 우리는 배려라고 부르죠. 여러분의 작은 배려는 어쩌면 주변인의 큰 행복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영웅이 될 수 있어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