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1)이 4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인 최초 포스트시즌 첫 경기 승리투수가 됐다. 올해 받는 연봉이 783만여달러(약 88억원)인데, 올 시즌이 끝난 뒤 FA계약을 맺게 되면 두 배 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 류현진을 보고 있노라면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속이 상한다. 왜냐하면 류현진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8월 31일이다. 2006년도 프로야구 2차 지명선수 선발 행사가 열렸던 서울 한국교육문화회관. 전년도 꼴찌였던 롯데는 2차지명 1순위 자격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호명한 이는 당시 광주일고 에이스였던 사이드암 투수 나승현(31)이었다. 인천 동산고 에이스 류현진을 지명하기로 내부 방침까지 정했다가 돌아섰다.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전력이 문제가 됐다. 일각에선 특유의 건들거림을 문제삼았다는 얘기도 있다.
한화 이글스가 재빨리 류현진을 지명했다. 8순위 지명자였던 현대 유니콘스가 당시 유일하게 야수였던 광주일고 강정호를 선택했다. 당시 포지션은 유격수나 3루수가 아닌 포수였다.
나승현은 입단 첫해인 2006년 51게임에 54.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3패 16세이브를 기록했다.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2007년 26게임에서 1승2패, 2008년 33게임에서 3패, 2009년 22게임 4패, 그리고 2010년 2게임에 승패가 없었다. 이후 기록이 없다. 통산 134게임에 나와 171.1이닝을 던졌다. 1승12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4.78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반면 류현진은 입단 첫 해인 2006년 30게임에 나와 201.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했다. 18승6패 1세이브를 올렸다. 완투 6번에 완봉 1차례였다.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이전인 2012년까지 7년 동안 통산 190게임에 나와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남겼다. 롯데는 1992년 이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26년째 우승이 없다.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지만 류현진이 있었다면 우승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중 생각을 해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