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폭우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크게 올랐다. 태풍 ‘콩레이’ 북상으로 추가 농산물 피해가 발생하면 밥상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지난해 9월 2.1% 상승한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폭염·폭우의 영향으로 채솟값이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농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2.0% 올랐고, 채소류는 전년 동월 대비 12.4%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시금치(69.2%)와 미나리(53%), 상추(43.1%)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고춧가루 가격도 34.1% 올랐다. 다만 봄에 수확해뒀던 양파 가격은 1년 전보다 27.6% 하락했다. 달걀(-12.2%)과 돼지고기(-3%) 가격도 안정세를 보였다.
태풍 ‘콩레이' 북상으로 밥상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콩레이는 6일 제주도 부근과 남해상, 부산 부근을 지난다. 특히 제주도와 지리산, 남해안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7일까지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돼 농산물 피해 가능성이 높다. 폭염 여파로 이미 채솟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면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은 10.7%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달(12%)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의 한시적 전기료 인하가 종료되면서 전기료도 20.2%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쳤다. 외식 물가와 개인 서비스 물가는 각각 2.4%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폭염과 폭우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올랐고, 전기료 인하 효과가 종료되면서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채솟값 고공행진에 감자와 무 등을 대거 푸는 등 물가관리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혁신성장전략점검회의를 열고 농산물·석유류 수급가격 동향과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