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맛있는 제주만들기’ 폐업 위기 식당에 새 ‘숨결’

입력 2018-10-05 11:21
호텔신라가 '맛있는 제주 만들기' 21호점을 재개장해 폐업위기 식당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고 있다(호텔신라 제공)

호텔신라가 제주 지역사회와 함께 추진하는 상생 프로젝트 ‘맛있는 제주만들기’가 폐업 위기에 놓인 식당에 새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호텔신라는 맛있는 제주만들기 21호점으로 선정된 서귀포시 일주동로 소재 식당 ‘냠냠냠’이 ‘엄블랑디’로 상호를 변경하고 메뉴·조리법·손님 응대 서비스에 대한 컨설팅 및 주방설비 지원 등을 받은 뒤 재개장했다고 5일 밝혔다.

21호점의 새 상호 ‘엄블랑디’는 제주어로 ‘엄청나다, 대단하다’라는 뜻의 ‘엄블랑’과 장소를 뜻하는 ‘디’를 합쳐 ‘엄청난 곳’을 뜻한다. 21호점이 ‘엄청난’ 음식 맛으로 ‘엄청나게’ 잘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엄블랑디’는 보건복지부 산하 ‘서귀포 일터나눔 자활센터’에서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 여성 가장의 자립능력을 키우기 위한 자활 근로사업의 일환으로 2016년부터 운영하는 30석 규모의 식당이다. 현재 김점례(50세), 오연순(45세), 김연정(44세)씨 등 3명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식당 운영자들이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못한 상황에서 장사를 시작해 하루 매출이 5만원대에 불과한 날들이 계속됐다. 국가에서 자활 근로사업 대상 가게에 주는 지원금이 공식적으로 종료되는 10월 이후에는 식당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

호텔신라는 식당 운영자들과의 면담과 주변 상권조사 등을 바탕으로 21호점만의 차별화된 음식 메뉴를 개발하고 노하우를 전수했다.

21호점 인근에는 이미 많은 음식점이 영업 중이어서 익숙하지 않은 새 메뉴를 개발하기 보다 영업주들이 빠르게 배우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존에 판매하던 면 요리에 특제 육수와 소스를 넣는 방법으로 차별화시켰다.

여기에다 메뉴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고기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점을 반영해 점심에는 면 요리, 저녁에는 고기 메뉴 위주로 판매키로 결정했다.

점심 메뉴는 왕갈비 짬뽕, 김치우동, 비빔국수 등을 판매하며, 모든 메뉴에는 숯불 양념갈비를 세트로 제공해 푸짐한 한상차림으로 구성했다.

왕갈비 짬뽕은 짬뽕 가운데에 뼈째로 올려진 왕갈비가 특징이다. 보통 닭 육수를 사용하는 대다수의 짬뽕 육수와 달리 왕갈비 짬뽕에는 2시간 이상 삶은 소고기 육수를 사용해 담백한 맛을 냈다. 여기에 바지락·홍합·황게·딱새우 등 풍부한 해산물과 각종 채소를 넣어 깊은 맛을 내고, 짬뽕 특유의 불맛도 놓치지 않았다.

김치우동은 양파·대파·무를 넣고 끓인 채소 육수와 다시마·가쓰오부시 육수 등 세 가지 육수를 모두 넣어 정성을 듬뿍 담아 만들었다. 저녁에는 수제 숯불 돼지 양념갈비, 제주 숯불 돼지갈비, 즉석 솥밥 등을 판매한다.

호텔신라 셰프들은 많은 연구 끝에 21호점만의 특제 숯불갈비 소스를 개발했으며, 고기를 양념에 재우는 시간, 고기 보관기간 기준 등을 상세하게 정해 영업주들이 항상 최고의 고기 맛을 낼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수했다.

공깃밥은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8분 만에 완성되는 즉석 솥밥을 제공해 더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호텔신라 셰프들이 직접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숯 화로 장비 전문업체 공장을 방문해 고기의 맛을 살리는 데 최적화된 숯 화로 장비를 구매, 안전하고 쉽게 숯에 불을 붙일 수 있도록 자동식 숯 착화기도 함께 배치했다.

엄블랑디 영업주 오연순 씨는 “문 닫을 뻔한 식당을 호텔신라의 도움으로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엄블랑디를 열심히 운영해 즐겁고 행복한 삶의 에너지를 여러 사람에게 전하겠다”고 밝혔다.

호텔신라가 제주특별자치도, 지역방송사 JIBS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맛있는 제주만들기' 프로젝트는 관광제주의 음식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세자영업자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취지의 상생 프로그램으로 대상 식당은 제주도청 주관으로 선정위원회를 구성, 심의절차를 거쳐 선발하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