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변형 극장인 ‘ACC 극장1’에서 북한 예술단이 공연을 한다면 환상적 무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의 역사적 의미를 전 세계에 널리 전파하는데 안성맞춤입니다.”
아시아문화원 이기표(57) 원장은 5일 “높이 10m쯤 되는 극장1의 빅도어를 열고 아시아문화광장 대형 미디어월을 활용해 공연을 실시간 중계하면 1만여 명이 동시에 ‘가을이 왔다’를 관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문화원은 아시아 최대 복합문화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운영하는 준정부기관이다.
“ACC는 11년 전 평양을 방문해 10·4남북공동선언을 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문화수도’ 공약이 계기가 돼 설립됐습니다. ACC 라이브러리파크에서는 오는 18일부터 ‘어서와 북한은 처음이지?-문화예술로 만나는 북한이야기’ 전시회가 막을 올립니다. ACC 복합5관에서는 북한 집체화 등을 전시하는 광주비엔날레 북한미술작품전이 현재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제2대 원장의 중책을 맡아 ACC 운영 주체인 아시아문화원장을 이끄는 이 원장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서 내년 개최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선수단이 꼭 참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주가 ‘가을이 왔다’ 지방공연의 최적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19년 수영대회를 전 세계에 홍보해 성공적 대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 폐막식이 열리는 ACC에서 북한예술단 공연이 개최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ACC에서는 200여개 국가에서 1만5000여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폐막식이 내년 8월 열린다.
이 원장은 또 “지난 8월 월드뮤직페스티벌 때 극장1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며 “북한 예술단의 공연장소로 ACC가 좁다는 건 선입견”이라고 일축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문 대형 가변형 극장의 실내·실외 공간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더 멋진 공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2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 ‘가을이 왔다’ 광주공연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10·4선언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 중인 조 장관도 광주시의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원장은 “최종 선택은 북한 측과 정부가 하겠지만 광주공연이 성사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북한 예술단이 ACC에서 ‘평화 통일’의 염원을 담은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일보와 광주방송(KBC)에서 언론인으로서 30년 가까이 잔뼈가 굵은 이 원장은 광주대 교수를 거쳐 문화예술 운영기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