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유격수 2위…말이 되나?” 삼진·실책 ‘1위’ 빠져 있어

입력 2018-10-05 06:11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수장 선동렬 감독이 4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던 지난 6월 11일 대표팀 코치진 7명의 3시간 회의록도 일부 공개했다. 두 장이었다.

LG 트윈스 오지환에 대해 언급이 있다. 유격수 기록면에서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에 이어 2위라고 되어 있다. 또 “유격수는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형이 아닌 전문 유격수를 백업으로 활용했던 때가 좋은 성과를 얻었던 것으로 검토됨에 따라 선발해 백업으로 활용”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면서 서류 상단에 6월 10일까지의 성적과 통산 기록이 나와 있다. 66게임에 출전해 타율 0.300(29위), 홈런 4개(1위), 33타점(순위 표시하지 않음), 44득점(9위), 도루 7개(10위)라고 적혀 있다.
대표팀 최종 선발 회의록


우선 홈런 4개가 1위라고 되어 있고, 33타점에는 순위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부실한 서류다. 여기서 1위라는 게 유격수 중 1위라는 것인지 전체 1위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이제 ‘유격수 2위’인지 6월 11일로 되돌아가보자. 타격 부문이다. 오지환이 항상 문제되는 부분은 삼진이다. 3월 8개, 4월 27개, 5월 21개, 6월 10일까지 11개 등 총 67개였다. 리그 최하위권이다. 지금도 삼진은 143개로 1위다.

수비 부문이다. 오지환은 4월까지 7개의 실책을 했다. 5월은 없었다. 6월 엔트리 발표 당시까지 10개였다. 롯데 자이언츠 앤디 번즈 등과 1위 경합 중이었다. 지금도 24개로 압도적 1위다.

선 감독 스스로 처음에는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를 뽑으려 했다고 했다. 근데 공격 지표가 오지환이 2위였다는 것이다. 오지환에게 유리한 지표는 들어있고 삼진 등 불리한 지표는 빠져 있음에도 말이다.

또 선 감독은 멀티 자원으로 두산 베어스 허경민이 가장 좋은 자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체력과 자카르타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제외했다고 했다. 두산 최주환도 수비 쪽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KIA 타이거즈 안치홍의 이름도 거론했다.

회의록에는 오지환의 수비 기록이 없다.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 백업 요원을 뽑을 땐 수비 기준으로 뽑는다면서 정작 공격 지표로 선수를 선발한 형국이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록

정말 거리낌이 없다면 이들과 오지환을 비교한 수비 부문 자료도 공개했어야 했다. 물론 오지환에게 불리했을 지표가 포함된 공정한 공격 부문 자료도 말이다.

단순히 2위라고 적힌 서류 한 장만을 내밀며 선 감독의 말을 믿으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금이라도 제대로된 자료를 공개해야 마땅하다. 자료가 없다면 어떤 이유에서 없는지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기자회견 한번 했다고 모든 게 마무리되는 게 아니다. 10일 국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선 감독은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일방적 해명이 아니라 정확한 자료를 갖고 이야기할 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