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구하라가 전 남자친구 최모씨에게 ‘사생활 동영상 유포’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4일 디스패치는 구하라의 동거인이자 지인인 A씨와 최씨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하라는 ‘폭행 사건’이 있던 날 최씨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최씨가 구하라에게 두 사람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보냈고, 구하라는 이를 ‘유포하겠다’는 협박으로 받아들였다. 보다 못한 A씨가 최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씨는 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는 A씨가 조심스레 “그 사진이랑 동영상 있는 거”라며 말문을 열자 “나는 지금 올려버리(?) 협박으로 들어가도 돼”라고 했다. 이는 디스패치가 공개한 음성파일에 나온다. 음질이 좋지 않아 끊겨 들렸지만 사생활 영상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뜻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를 ‘리벤지 포르노’라고 한다. 디스패치 보도가 나온 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리벤지 포르노가 3위까지 올랐다. 구하라는 디스패치와 인터뷰에서 “그는 동영상으로 나를 협박했다. 여자 연예인에게 이보다 더 무서운 게 있을까”라며 “그는 협박범”이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지난달 13일 새벽 강남구 논현동 소재 빌라에서 구하라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구하라가 이별 통보를 듣고 격분해 나를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구하라는 최씨가 평소 폭언을 일삼았다며 “쌍방폭행”이라는 입장이다. 두 사람은 17일과 18일 각각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최씨는 30여분간의 몸싸움 뒤 빌라를 나와 30초 길이의 사생활 동영상을 구하라에게 보냈다. 다급해진 구하라는 최씨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 최씨는 이후 구하라 집에서 가지고 나온 자신의 짐을 들고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차에 짐을 싣던 중 다시 8초짜리 영상을 보냈다. 구하라가 최씨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최씨는 음주 상태로 차를 끌고 주차장을 떠났다.
구하라는 최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구하라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 측은 디스패치 보도가 나온 날 공식입장을 내고 “최씨를 지난달 27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