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오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지역에서 발견한 지뢰 1발을 폭파했다. JSA를 비무장화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를 처음 이행한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측은 ‘JSA 비무장화를 위한 지뢰 탐색 중 지뢰 1발을 발견했고 이를 4일 오전에 JSA 북측 지역 내에서 폭파할 것’이라고 남측에 3일 통보했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오전 11시55분쯤 지뢰 폭발 조치를 취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남북은 양측 지역에서 발견된 지뢰를 폭발시키는 등 특이사항이 발생할 경우 서로 사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 당국은 공병부대 병력을 투입해 JSA 남측의 수풀 지역과 감시탑 주변 등에서 지난 1일부터 지뢰탐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남측에선 아직 지뢰가 발견되지 않았다.
남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 부속합의서로 채택된 군사 분야 합의를 통해 JSA 내 지뢰를 10월 1일부터 20일 안에 제거키로 합의했다. 지뢰제거 작업이 완료된 뒤 남과 북, 유엔군사령부는 이에 대한 공동 검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유엔사는 JSA 내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을 관할한다. 이 지역 한국군 경비대대는 유엔사 작전 통제를 받고 있다. 북한은 판문점대표부 통제를 받는 경무대가 북측 지역 경비 근무를 담당한다.
남북은 또 JSA 경비 병력이 비무장 상태로 근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를 포함한 JSA 비무장화 방안은 앞으로 남과 북, 유엔사 3자로 꾸려지는 협의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3자 협의체는 JSA 비무장화 이후 적용할 남북 양측 비무장 군인들의 합동 근무 방식에 대한 규정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남북 양측의 비무장 인원 35명이 각각 JSA 경비 근무를 서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남북 군사 분야 합의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남북 경비 병력은 양측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전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과거 JSA에선 정전협정 정신에 따라 MDL 표식물도 없었고 남북이 자유롭게 양측 지역을 오갈 수 있었다.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MDL을 표시하는 콘크리트 턱이 설치됐으며, 남북 양측 지역을 서로 넘나들 수 없게 됐다.
또한 남북은 군사 분야 합의를 통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 지뢰를 10월 1일부터 제거하고 공동 유해발굴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