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가 ‘로봇 성매매 업소’ 유치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휴스턴 지역 매체인 ‘휴스턴 크로니클’은 2일(현지시간) 로봇 성매매 업체인 ‘킨키스 돌스(Kinkys Dolls)’ 입점이 저지됐다고 전했다.
‘킨키스 돌스’는 성관계용 로봇을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업체다. 고객은 업소를 찾아 진열돼 있는 로봇들 중 맘에 드는 로봇을 고르고, 이후 업체 측에서 방을 내주면 성관계용 로봇을 이용하게 된다. 로봇은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지고 관절이 구부러지기도 하는데, 고객의 손길에 반응하기도 한다. 이 업체는 현재 캐나다에서 1호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휴스턴에 두 번째 매장을 내려고 계획했지만 휴스턴시 측에서 반대해 무산됐다.
휴스턴 내 종교단체와 시민단체들을 비롯한 주민들은 이 성매매 업소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휴스턴시에 있는 종교 단체 소속인 데이비스 감보아는 “로봇 성매매 업소와 같은 사업은 궁극적으로 인간성을 파괴할 것”이라며 “성관계용 로봇에 하는 행동들을 실제 여성들에게도 할 수 있어 성폭력의 위험도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보아를 비롯한 주민들은 온라인 청원 운동을 벌였고, 1만2600명의 주민이 서명했다.
당초 업체 측은 미용실이었던 매장을 변경하기 위해 건축물 용도 변경 신청을 냈지만, 시 당국은 사업의 부적절성과 함께 성매매 업소가 개설되는 곳 주변에 교회와 학교 등의 기관이 있다며 허용하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이미 성인용품 시장에 ‘인형’이 다수 등장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는 성관계용 AI 인형에 대한 도덕적 논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리스폰시블 로보틱스는 지난해 ‘우리의 성적 미래와 로봇(Our sexual future with robots)’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성관계용 로봇(인형)은 불법 성행위를 늘리거나 인간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도 “로봇(인형)이 인공지능, 센서, 음성을 통해 ‘생명’을 얻는다면 인간과의 관계 형성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캐더린 리차드슨 영국 데몬트포트 대학 로봇윤리학 교수는 휴스턴 내 사건을 두고 “성관계용 로봇은 성매매의 새로운 틈새시장에 불과하다”면서 “지금은 대중들에게 알려져있지 않지만, 이 로봇을 구입한 사람들이 공공장소에 성관계용 로봇을 들고갈 수 있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 로봇은 3D포르노의 한 형태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발 가브리엘 킨키스 돌스 사장은 “성매매를 왜 로봇으로 대체하면 안 되는가”라며 “캐나다 토론토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지역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을 줄이는 데 이바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킨키스 돌스 측이 업소를 열 다른 곳을 찾을 수 있지만, 지금 당장 휴스턴에서 업소를 여는 계획은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