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리버풀 만나게 된 안첼로티… 떠오르는 이스탄불 기적

입력 2018-10-03 12:43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뉴시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리버풀을 만나게 됐다. 나폴리는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디오 산 파올로에서 열리는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리버풀을 상대한다.

안첼로티는 리버풀과 인연이 깊은 감독이다. 축구 역사상 한 챕터로 남게 된 ‘이스탄불 기적’의 피해자기도 하다. 때는 2004-2005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었다. 당시 AC밀란은 주춤하는 현재와 달리 유럽 최강으로 손꼽혔다. 리버풀은 전반전에만 3골을 실점하며 0대 3으로 끌려가며 허무하게 밀란의 승리로 끝이 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후반전에 3골을 넣으며 동점까지 따라갔고, 이후 승부차기에서 예지 두덱 골키퍼의 선방쇼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당시 결승전 개최 장소였던 터키 이스탄불의 이름을 따 이 기적 같은 경기는 ‘이스탄불의 기적’이라 불리게 됐다.

이후 안첼로티 감독과 밀란은 2006-2007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다시 리버풀을 만나 2대 1로 꺾으며 복수에 성공한다. 안첼로티 감독의 챔피언스리그 2번 째 우승이자 그에게 챔피언스리그 우승 청부사라는 영광스런 별명을 안게 해준 경기였다.

안첼로티 감독이 리버풀을 상대한 가장 최근 경기는 2013-2014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예선이다. 당시 안첼로티는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카림 벤제마의 활약을 앞세워 두 차례 모두 승리를 거뒀다. 리버풀은 5년 만에 복귀한 챔피언스리그 무대였으나 안첼로티 감독에게 두 번이나 발목을 잡히며 높은 벽을 실감하고 조별리그 탈락의 성적표를 받아들여야했다.

두 팀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6승 1무로 무패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첫 경기에서도 파리생제르맹(PSG)을 3대 2로 제압했다. 나폴리는 올 시즌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리에A 개막 후 홈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프리미어리그와 세리에A 간 2위 대결이기도 하다. 리그의 자존심도 걸렸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안첼로티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존경한다. 세계적인 감독이며 이탈리아의 영리한 여우다”며 찬사를 보냈다. 안첼로티 감독에게 이번 시즌 기억될 리버풀이 악연으로 남을지 아닐지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