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호날두 보내고 11년만에 최악… 베일은 떠나가고

입력 2018-10-03 11:15
2일(한국시간)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2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CSKA 모스크바의 경기. 카림 벤제마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AP뉴시스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3년간 최강자로 군림하던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마저 고개를 숙였다. 아쉬운 결정력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레알은 3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CSKA모스크바와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0대 1로 패했다. 전반 2분 만에 니콜라 블라시치에게 일격을 당한 뒤 경기를 뒤집기 위해 맹공을 펼쳤으나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볼 점유율 69대 31, 슛 26개. 수치상 기록은 레알의 압승이었다. 또한 이날 3차례나 골대를 맞추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벌써 3경기 연속 승리도, 득점도 없다. 레알이 공식전 3경기 연속으로 무득점에 그친 건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이라 더한 충격을 줬다. 그들의 마지막 득점은 지난달 23일 에스파뇰과 리그 홈경기 마르코 아센시오의 골이다.

자연스레 유벤투스로 떠나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빈자리가 느껴질 수밖에 없다. 호날두는 레알에서 머문 9년 동안 438경기에 출전해 451골을 넣었다. 경기 당 1골을 훌쩍 넘는 기록이다. 해트트릭만 무려 44번을 달성했다. 현재는 이탈리아 무대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응을 끝마쳤다. 벌써 시즌 3골 4도움이다. 유벤투스는 호날두의 활약에 힘입어 개막 후 모든 대회에서 9전 전승행진을 하고 있다. 11년 만에 최악의 기록을 쓴 레알과 상반된 분위기다.

가레스 베일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지라 호날두를 향한 그리움은 더하다. 베일은 지난 30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2018-2019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 홈경기에서 사타구니를 잡은 채 전반만 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진단결과 약 2주간 아웃 판정을 받아 7일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리그 경기까지 참가할 수 없다.

카림 벤제마와 마리아노 디아스를 제외하면 전문 득점 자원이 없는 상황이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벤제마를 필두로 아센시오와 루카스 바스케스가 측면 공격을 이끌게 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후 후반 12분 바스케스 대신 마리아노 디아스까지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자신의 전술적 역량과 대체선수 활용을 통해 호날두-베일의 빈자리를 메워야하는 숙제에 직면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골 가뭄 속에 레알 팬들의 입에서 호날두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