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북한의 핵신고와 미국의 종전선언을 교환하는 ‘비핵화 빅딜’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국무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이뤄질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4개국 순방 계획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을 만난 뒤 1박을 하고 평양을 향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하고, 같은 날 서울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1박을 한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중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와 미·중 무역 문제 등 양국간 현안과 국제 이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일본-북한-한국-중국 순으로 방문하는 것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일정은 당일치기로 이뤄질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비핵화 빅딜 방안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 담판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은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도 빠른 시일 내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CBS방송이 지난 28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은 이번 방북에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에 대한 ‘진짜 진전'(real progress)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미 간 힘겨루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논평에서 “종전선언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며,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 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지난 29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상대방에게 먼저 행동을 할 것을 요구할 경우 북·미 대화는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7월 3차 방북 때처럼 빈손으로 귀국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북·미 간 ‘뉴욕 회동’에서 성사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리용호 외무상을 만나 10월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1차 방북했을 때는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자 국무부 장관 지명자 신분이었고, 나머지 방북은 국무부 장관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