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뜻 따라 아내 ‘무통주사’ 없이 출산케 해” 이영표 수필집 논란

입력 2018-10-02 16:01
이영표 KBS 해설위원. 뉴시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영표 KBS 해설위원의 에세이집이 구설에 올랐다. 아내가 셋째를 출산하던 당시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을 피하지 말자”며 무통주사를 맞지 않게 했다는 일화 때문이다.

이 해설위원은 지난 6월 ‘말하지 않아야 할 때 : 이영표의 말’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이중 ‘무통주사’라는 챕터에 등장한 일화가 네티즌의 눈길을 끌었다. 이 해설위원은 이 챕터에 “나는 창세기 3장 16절을 찾아 읽었고,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이 해설위원이 읽었다는 성경 구절은 다음과 같다.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

이 해설위원의 아내는 남편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한다. 해당 챕터에 “첫째와 둘째 모두 무통주사 없이 출산하여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아내는 잠시 고민하더니 내 의견에 따라 무통주사를 맞지 않고 출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진통이 시작되고 고통에 떠는 아내를 보면서 마음이 약해지는 걸 느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해설위원은 “말씀에 따라 살려는 노력은 힘들고 고통스럽다”면서 “아내와 나는 앞으로도 쉽게 사는 방법과 말씀대로 사는 방법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출산 시 산모가 느끼는 고통이 매우 큰 점을 지적하며 “무통주사를 맞지 않게 설득한 것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성경을 너무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다만 일부는 “아내도 동의했기 때문에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는 이 해설위원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 기독교계 전체에 대한 비난을 온라인상에서 쏟아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