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영표 KBS 해설위원의 에세이집이 구설에 올랐다. 아내가 셋째를 출산하던 당시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을 피하지 말자”며 무통주사를 맞지 않게 했다는 일화 때문이다.
이 해설위원은 지난 6월 ‘말하지 않아야 할 때 : 이영표의 말’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이중 ‘무통주사’라는 챕터에 등장한 일화가 네티즌의 눈길을 끌었다. 이 해설위원은 이 챕터에 “나는 창세기 3장 16절을 찾아 읽었고,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이 해설위원이 읽었다는 성경 구절은 다음과 같다.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
이 해설위원의 아내는 남편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한다. 해당 챕터에 “첫째와 둘째 모두 무통주사 없이 출산하여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아내는 잠시 고민하더니 내 의견에 따라 무통주사를 맞지 않고 출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진통이 시작되고 고통에 떠는 아내를 보면서 마음이 약해지는 걸 느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해설위원은 “말씀에 따라 살려는 노력은 힘들고 고통스럽다”면서 “아내와 나는 앞으로도 쉽게 사는 방법과 말씀대로 사는 방법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출산 시 산모가 느끼는 고통이 매우 큰 점을 지적하며 “무통주사를 맞지 않게 설득한 것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성경을 너무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다만 일부는 “아내도 동의했기 때문에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는 이 해설위원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 기독교계 전체에 대한 비난을 온라인상에서 쏟아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