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오지환 선발’ 회의록 공개하라” 4일 회견 때 제시해야

입력 2018-10-02 14:20 수정 2018-10-02 14:25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을 지휘했던 선동열 감독이 KBS 기자와의 통화에서 4일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힌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선 감독과의 직접 통화를 시도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확인은 할 수 없었다.

선 감독이 ‘오지환 선발’ 과정에 대해 입을 열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결정이다. 특히 타인에 의해 입을 열어야 하는 국정감사에 앞서 본인 스스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선택한 점 또한 용기 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기자회견 내용이다. 지난 6월 최종 엔트리 24명을 결정할 당시 제 3자의 청탁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일부 언 론에선 오지환 소속팀인 LG 트윈스 소속 코칭스태프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국회 또한 이 부분을 검증하기 위해 10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때 선 감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선 감독은 오지환을 백업 수비수라고 했다. 멀티 포지션 소화도 가능하지 않고, 실력 또한 월등하지 않았음은 모두가 알고 있다. 병역 기피 논란도 커질대로 커진 상태였다. 그런데도 선발이 이뤄졌다. 이에 대한 분명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 만약 그 당시 회의록이 있다면 공개하는 게 올바르다. 선 감독의 진실을 알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공개하지 않는다면 오지환 끼워넣기가 존재했음을 인정하는 꼴이다. 회의록조차 없었다면 우리나라 체육계의 한심한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기에 해명이 아닌 진실을 말하는 기자회견이 돼야 한다. 진실이 담기지 않은 변명 위주의 기자회견이 된다면 더 큰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야구계 수장인 정운찬 KBO 총재도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지환 사태’와 관련해 국민 정서를 제대로 반영치 못해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도의적 책임을 언급한 대목이다. 법적 책임은 어떨지 몰라도 도의적 책임 부분만큼은 이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바로 선 감독이다.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할 필요도, 연연해서도 안 된다. 선 감독은 우리나라 야구계를 대표하는 국보급 투수다.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그러기에 이제는 그만 물러설 때가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