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경비원을 폭행해 입건된 10대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동상해 혐의로 입건된 신모(18)군과 최모(18)군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신군은 이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내가 폭행을 한 것 같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최군은 “폭행을 하는 친구를 말렸을 뿐 할아버지를 붙잡은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8일 수원의 한 상가건물에서 발생했다. 신군은 이 건물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A씨(79)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4차례 때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최군은 A씨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건물 청소를 하던 중 신군이 들어와 ‘나가달라’고 말했다가 맞았다”고 진술했다.
A씨 손자 B씨는 사건 발생 이틀 뒤 페이스북에 “가해자가 ‘우리 아빠 변호사인데 너 죽여버려줘?’라며 할아버지를 때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B씨는 폭행 직후 촬영한 A씨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이 사건은 네티즌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 부모는 변호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군이 폭행 사건이 생기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신군을 말렸다고 진술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사건 당시 신군과 최군 외에 일행 2명이 더 있었다. 일행 중 1명인 C씨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이들 2명은 폭행 당시 건물 밖에 있었다. 폭행이 발생하자 현장에 가 신군을 말렸다고 한다. 4명은 모두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사이다. 경찰은 조만간 일행 2명을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