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태풍’ 콩레이 북상 중… 한반도, 위험반원 들 가능성

입력 2018-10-02 09:55
태풍이 지나간 뒤의 서울 하늘 자료사진. 국민일보 DB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서 방향을 틀어 한반도 서쪽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 경우 한반도는 콩레이의 위험반원에 들어간다.

기상청은 2일 “콩레이가 오전 3시를 기준으로 대만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15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0㎞로 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콩레이는 캄보디아에서 태풍위원회에 제출된 산의 이름. 올해 25번째로 발생한 태풍이다. 지난 29일 괌 서쪽 해상에서 출현했다.

콩레이는 매우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30헥토파스칼(hPa). 중심부에서 이 정도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콩레이는 반경 450㎞에 초속 50m의 강풍을 몰아치고 있다. 초속 35m의 바람만 불어도 사람은 중심을 잡고 서기 어렵다. 기차가 탈선될 수도 있다.

일본에서 25년 만에 매우 강력한 수준을 유지하고 상륙했던 제21호 태풍 제비보다 강력하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폐쇄했던 제비도 중심기압이 930hPa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콩레이는 가히 ‘괴물’로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강한 위력을 갖고 있다.

콩레이의 중심기압은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115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오는 3일 오전 3시쯤 920hPa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세력이 더 강하지는 셈이다. 다만 상하이 앞바다로 다가갈수록 중심기압은 상승하고 풍속은 느려질 전망이다.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그래픽

문제는 위력보다 이동경로다. 콩레이는 오는 7일 진행 방향을 북서진에서 북진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 이때 예상되는 중심기압은 970hPa. 반경 340㎞에서 초속 35m의 강한 바람을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이동경로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고기압은 현재 중국 대륙 한복판에 형성됐다. 이 고기압이 콩레이를 한반도 쪽으로 밀어낼 수 있다.

콩레이가 서해를 타고 북상하면 한반도는 위험반원에 들어간다. 태풍의 오른쪽 반원에 있는 지역은 다른 곳보다 더 큰 피해를 입는다. 북반구의 편서풍이 태풍의 풍향과 같아 풍속을 가중한 탓이다. 북미를 강타하는 허리케인도 마찬가지다. 편동풍이 부는 남반구의 열대저기압인 사이클론은 태풍·허리케인과 반대로 왼쪽 반원 지역에 더 큰 피해를 입힌다.

태풍·허리케인의 오른쪽, 사이클론의 왼쪽은 위험반원, 그 반대쪽은 가항반원으로 구분된다. 위험반원에 들어간 지역은 풍속이 빨라지고 파도가 높아지며 빗줄기가 굵어진다. 기상청은 “닷새 뒤까지 콩레이의 위치가 유동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