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준 교수팀, A형간염 간부전 위험 예측 모델 개발

입력 2018-10-02 08:59
A형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 환자에서 간이식 또는 사망의 위험을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예후평가모델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사진), 조은주 교수팀과 제주한라병원 김진동 박사 연구팀은 2007~2013년 국내에서 A형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 진단을 받은 환자 294명을 대상으로 조기 예후 인자를 확인해 간이식 또는 사망 위험성을 예측, 평가하는 모델, ‘알파스코어(ALFA score)’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후 이 모델을 영국, 인도, 일본 환자 56명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방법으로 검증, 유효성까지 확인했다.

A형간염은 일반적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드물게 간성뇌증(간성혼수)을 동반한 급성 간부전으로 빠르게 진행한다. 이 경우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환자 절반은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 선별과 치료계획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중후반에 비약적으로 증가해 연간 약 4000명의 A형간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조사에서는 연간 70~80명이 A형간염으로 사망해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유럽에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국내에 유행하는 A형간염은 토착화된 기존 바이러스보다 외부에서 유입된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많다. 이에 따라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도표>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알파스코어. 웹사이트에 접속해 간단한 혈액검사 결과를 입력하면 급성 간부전 환자의 1개월 이내 간이식 또는 사망 위험이 계산된다.(http://www.thealfascore.com).


연구결과 급성간부전 합병위험 평가 모델 ‘알파스코어(ALFA score)’는 간부전 환자의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을 정확도 0.87로 예측해 외국에서 개발된 기존 예측모델 KCC 0.56, MELD 0.79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A형간염 유행 가능성이 높다. 이번 예후 모델 개발을 통한 빠른 치료 방침 수립은 간부전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의를 밝혔다.

연구결과는 소화기내과 간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최근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