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 일단 안정세

입력 2018-10-02 08:52

정부가 두 차례 부동산 안정화·공급 대책을 발표한 뒤 시장이 단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9월 서울 집값은 10여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정부 발표를 전후해 가격 변동폭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과도한 상승 국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감정원이 1일 공개한 ‘9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서울(0.63%→1.25%), 수도권(0.24%→0.70%)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서울은 2008년 6월(1.74%)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매물 부족 및 재개발·재건축 호재 등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 강남북을 막론하고 두루 오름세를 보였다.

이번 통계는 지난달 10일 기준 수치여서 정부의 9·13 안정화 대책과 9·21 공급대책 발표 후 시장 변화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 발표를 전후해 주택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시장 수요가 관망 국면으로 선회하면서 가격 급등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관측된다. 월간 통계에서 0.31%이었던 가격 변동률은 지난달 17일 0.26%, 23일 0.10%로 확연히 줄었다. 감정원 관계자는 “가격 상승은 여전했지만 변동폭이 상당 정도 축소돼 (대책 발표 후) 상승세가 누그러졌다. 단기적으론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집값 급등 속 한동안 매도자 우위였던 시장에 일부 급매물이 등장하고, 추격매수가 줄어드는 등 시장 전반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서울 이외 지역 역시 가을 이사철 등 실수요가 반영되면서 가격이 대체로 상승했다. 경기도는 서울 주택가격 상승 영향 및 개발 호재 여파가 이어지며 전월 대비 0.47% 올랐고, 광주·대구·대전 등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꾸준히 정체돼 있던 인천 집값도 상승 반전한 가운데 경기 침체로 약세를 보이던 대부분 지방 역시 하락폭이 다소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지역별 양극화가 지속되고 지방 부동산 시장의 악성 미분양 물량이 쌓여가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사고 액수가 올 한 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HUG 주택구입자금(중도금 대출보증) 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6년 415억원이던 사고액은 지난해 724억원으로 증가한 뒤 올 들어 8개월 만에 1133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사고 건수 또한 231건에서 714건으로 급증했고, 특히 지방 사고 액수가 수도권의 3배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집값이 분양가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지방 분양시장의 우려가 입주 또는 잔금납부 재고로 이어져 원금 또는 이자 연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