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질의에 나선 여기자를 향해 “생각이 없다”며 모욕하는 말을 해 구설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ABC 여기자를 모욕했다”며 한 편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새로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는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의 세실리아 베가 기자가 질문자로 지명되자 “내가 질문자로 지목하니 크게 놀란 거 같다. 충격받은 거 아니냐”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베가 기자는 “그렇지 않다. 고맙다”고 대답했다. 문제의 발언은 뒤이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다. 나는 당신이 평소 생각이 없다는걸 안다(That’s OK, I know you’re not thinking, you never do.)”고 말했다. 얼핏 듣기엔 베가 기자가 괜찮다고 한 것에 대한 농담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분위기는 금세 경직됐다.
베가 기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무슨 말인지 다시 말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하려고 했던 질문을 하라”고 응답했다. 이어 베가 기자가 논란 중인 캐버노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묻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최근 캐버노 지명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을 받자마자 “새로운 NAFTA 협상에 대해서만 물어보라”며 언성을 높였다.
베가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자회견이란 무엇이든 묻고 싶은 것을 물어보는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명시한 미국의 수정헌법 1조(#FirstAmendment)'를 해시태그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