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성추행 사건’ 법원 판결에 반발해 2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집회를 여는 인터넷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가 시위 일정과 참석자들을 공개했다.
당당위는 지난 30일 인터넷 카페에 ‘1차 시위 공지’를 올리고 문단 내 거짓 미투 피해자로 알려진 박진성 시인과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 작가의 집회 참가를 전했다. 또 유튜버 양예원씨의 비공개 촬영회 성추행 폭로 사건 관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스튜디오 실장 동생도 비공개로 함께 한다고 알렸다.
이번 집회 정식 명칭은 ‘사법부 유죄 추정 규탄 시위’다. 당당위는 오는 2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혜화역 1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 27일 서울혜화경찰서에 집회 신고서를 접수했다. 정식 집회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로 예정돼 있다. 신고 인원은 1만5000명 규모이며 혜화역 1번 출구 방송통신대 골목길 앞 4개 차로와 인도에 무대와 안내 부스 등이 차려진다. 교통 혼잡을 우려해 가두 행진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당당위는 구속된 A씨 아내의 청와대 청원으로 ‘곰탕집 성추행 사건’ 판결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 자발적으로 꾸려졌다. 지난달 5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음식점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벌금 300만원을 구형한 상황이었다. 당시 재판부가 피해자 진술과 CCTV 영상을 근거로 유죄로 판단하고 A씨를 법정구속하면서 ‘무죄 추정이 아닌 유죄 추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당당위 운영진은 공지 글을 통해 “이 집회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 가정의 행복을 되찾기 위한 것”이라면서 “남녀 갈등, 대통령 비하 등 정치색을 띤 글이 보이면 바로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는 오로지 제 기능을 못하는 사법부를 규탄하는 것이지 남녀로 갈라져 싸우려 모인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당위가 집회 장소를 혜화역으로 정하면서 남녀 성대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혜화역은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불법 촬영 사건 편파 수사와 판결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여온 곳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용기’는 6일 이곳에서 불법촬영 편파판결 규탄 집회를 연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