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어디로?… 때릴 곳 고르는 제25호 태풍 콩레이

입력 2018-10-01 15:19 수정 2018-10-01 15:20
태풍이 지나간 뒤의 서울 하늘 자료사진. 국민일보 DB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괌 서쪽 해상에서 서북진하고 있다. 지금의 이동경로는 중국 동남부를 가리키고 있지만, 방향을 한반도 쪽으로 바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은 1일 “콩레이가 오전 9시를 기준으로 괌 서북서쪽 약 9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1㎞로 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콩레이는 캄보디아에서 태풍위원회에 제출된 산의 이름. 올해 25번째로 발생한 태풍이다. 지난 29일 괌 서쪽 해상에서 출현했다.

콩레이는 대만과 일본 오키나와 사이를 관통해 오는 6일 중국 상하이 동쪽 해상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발생 초기인 만큼 이동경로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기상청은 “닷새 뒤까지 콩레이의 위치가 유동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선 제24호 태풍 짜미의 경우 콩레이와 비슷한 경로로 서진하던 중 대만 동쪽 해상에서 동북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다. 전날 밤 일본 혼슈 와카이마현 인근에 상륙, 밤새 열도를 할퀴고 이날 오전 9시 홋카이도 삿포로 남동쪽 약 320㎞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갔다.

미국 해군 산하 합동태풍경보센터가 예상한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이동경로. 미국 해군 홈페이지

태풍의 이동경로에서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 고기압은 중국 북부와 러시아 사할린섬 동쪽 해상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중국 북부의 고기압이 남하하면 콩레이를 튕겨낼 수 있다. 한반도가 콩레이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낙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유독 ‘가을 태풍’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열도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해군 산하 합동태풍경보센터는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 동부, 한반도의 전라도·제주도, 일본 열도 4개 섬 중 서남단에 있는 규슈를 모두 콩레이의 영향권으로 지목했다. 이 기관도 우리 기상청과 마찬가지로 오는 6일 이후의 이동경로를 예측하지 않았다.

콩레이는 한국·중국·일본 중 어느 곳을 할퀴든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 39m/s의 중형 태풍이다. 반경 330㎞에 매우 강한 바람을 몰아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의 한 근로자가 지난 30일 제24호 태풍 짜미의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수습하고 있다. AP뉴시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콩레이의 중심기압은 이동 과정에서 940hPa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동쪽 해상으로 다가갈수록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콩레이가 상하이 동쪽 해상에 위치할 오는 6일 오전 9시 중심기압이 970hPa로 상승하고, 최대 풍속이 35m/s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강남영 국가태풍센터 분석관은 “콩레이에서 예상되는 여러 이동경로 가운데 상하이행이 가장 유력하지만 지금은 변수가 많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며 “사흘쯤 지나면 한반도 영향 가능성에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반도로 상륙한 태풍은 하나뿐이다. 국가태풍위원회는 콩레이 이전에 올해 중으로 발생한 24개의 태풍 가운데 지난 8월 24일 전남에서 강원도로 지나간 제19호 솔릭만 ‘상륙 태풍’으로 기록했다. 나머지 23개의 태풍은 모두 한반도를 비켜갔다.

김철오 강문정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