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필름 한장으로 대장암 빨리 찾아낸다

입력 2018-10-01 11:13 수정 2018-10-01 11:45
서울아산병원 신용 교수가 대장암 환자의 혈액을 얇은 플라스틱 필름에 흘려보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성인 남성의 손바닥 반만한 얇은 플라스틱 필름을 이용해 간단하게 대장암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인자, 융합의학과 신용 교수팀은 가로 7cm, 세로 8cm 정도의 초박형 플라스틱 필름 한장으로 ‘혈중 유리 핵산(cfNA)’을 효과적으로 분리해 내 적은 비용으로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암 환자의 경우 정상인 보다 cfNA 농도가 높은데, 시중에 나와 있는 cfNA 분리 기기들은 원심 분리기, 진공 펌프, 직류 전원 장치 등 다양한 장비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DTBP’라는 물질이 cfNA와 선택적으로 결합한다는 특성을 이용한 이 기술은 얇은 플라스틱 필름에 미리 채취해 놓은 소량의 혈액을 흘려보내면 cfNA를 분리시킨다. 특별한 장기가 필요치 않아 환자의 비용 부담이 매우 적다. 기존 기술과 비교한 결과 진단의 정확도 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대장암 환자 14명의 조직 샘플을 채취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 결과와 혈액을 이용한 진단 검사 결과를 비교했더니 시중에 나와 있는 cfNA 분리 기술을 이용한 진단법은 약 57%의 진단 정확도를 보인 반면 새롭게 개발된 플랫폼 기술은 약 71%의 정확도를 보였다.

또 기존 기술의 경우 분리에 1시간이 걸렸는데, 새로 개발된 기술은 적은 혈액만 필름에 흘려보내도 되기 때문에 분리 시간이 20분 이내로 단축됐다.

신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선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됐지만, 기술적으로 다른 암종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