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능청과 애절 사이… 그는 ‘변요한’이니까

입력 2018-09-30 18:14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김희성 역을 맡은 배우 변요한. 화앤담픽쳐스 제공

배우 변요한(32)에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tvN)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록됐다. 김희성이라는 새로운 ‘인생 캐릭터’까지 추가했다.

변요한은 ‘미스터 션샤인’에서 구한말 지식인 김희성 역을 소화했다. 조선 최고의 갑부집에서 태어난 손자로, 동경 유학을 하는 등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자란 도련님이다. 수려한 외모는 물론 재치 있는 언변과 행동으로 분위기를 주도한다. 연적들과 마주한 술자리에서도 자신을 ‘잘생긴 조선인’이라 일컬을 정도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김희성은 누구보다 이타적인 모습을 보인다. 김희성은 덕을 베풀며 살지 못한 조부와 부모의 죄를 자신의 업보로 여기며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물장수에게 갑자기 물세례를 맞아도 괜찮다고 말하고, 이유 없이 자신을 미워하는 이방인을 향해서도 그를 탓하는 말 대신 이해한다는 말을 먼저 건넨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김희성 역을 맡은 배우 변요한. 화앤담픽쳐스 제공

사랑에 있어서도 자신보다는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가슴 절절한 외사랑을 선택했다. 김희성은 10년 만에 찾은 정혼자(김태리)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졌으나, 다른 이를 마음에 품은 정혼자를 위해 결국 파혼을 결정하고 필요할 때는 언제나 그림자가 되어주겠다 고백했다. 파혼의 책임은 모두 혼자 짊어졌다. 양가 집안을 설득할 때는 먼저 나섰고, 정혼자를 마주했을 때도 늦게 온 벌을 받는 거라며 모든 이유를 자신에게 돌렸다.

변요한은 이런 김희성의 복합적인 모습을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그려내며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유쾌한 표정과 말투로 김희성의 능청스러운 매력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 깊은 눈빛 연기로 인물이 지닌 아픔을 오롯이 그려냈다. 안정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하게 캐릭터를 조형해내는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었다 폈다 하며 극에 리듬감을 부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요한이 주연한 드라마 '미생'(위 사진)과 '육룡이 나르샤'의 극 중 장면. 사람엔터테인먼트, SBS 제공

변요한은 전작들에서도 남다른 캐릭터 해석력을 보여준 바 있다. 드라마 데뷔작인 ‘미생’(tvN)에서는 종합상사인 원인터내셔널 섬유 1팀 신입사원 한석율 역을 맡아 개성 넘치게 표현해냈다. ‘육룡이 나르샤’(SBS)에서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바람 같은 검객이자 고독한 무사 이방지로 분해, 처연함과 살기가 공존하는 눈빛을 선보였다.

매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를 추가하는 변요한의 행보에 기대감이 쏠린다. 차기작은 단편영화 ‘별리섬(My Dream Class)’. 촬영은 이미 끝마쳤다. 오는 13일에는 데뷔 이후 첫 번째 팬미팅 ‘히든 트랙(HIDDEN TRACK)’을 열고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